둘의 관계에서

“왜 그것도 이야기하지 않았어?”
“이 정도 일도 일일이 이야기 해야 해?”
가까운 관계에서, 특히 연인 관계에서는 중요한 일로는 잘 다투지 않는다.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충분히 표현하고 배려하며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소한 일은 그렇지 않다. 나 또한 그랬다. ‘이 정도는 당연히 이해해 주겠지’,‘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고 생각하며 한 행동들이 친밀한 관계에서 서로 기분을 다치게 한 원인이 된 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다툼의 원인은 사소한 일이냐, 중요한 일이냐 라기보다는 서로 생각과 마음을 얼마나 충분히 상대방에게 전달했느냐이다. 지난 후라도 이야기를 해준다면 분명히 이해하고 넘어갈만한 일도 말을 하지 않고 나중에 상대방이 알아차리고 서운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 일 자체로 서운하기보다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서운한 거니까.
중요한 건 표현 아닐까. 말하지 않으면 아무리 사소한 사실이라도 정확히 알 수 없고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니 가까운 사이일수록,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수록 다 이해해주겠지 라는 믿음보다 되도록 많이 이야기해야 하는게 좋을 것이다. 자세하게, 상세하게 이야기해야 하면 조금 덜 부딪힐 지도 모른다.
별 일도 아닌 것 가지고 왜 그러냐고, 그냥 넘어가도 될 일 가지고 왜 그러냐고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방의 기분을 더 상하게 할 뿐. 결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상대방이 섭섭함을 느낀다면 그게 별 일이 되는 거니까.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말하지 않은 것에 섭섭함을 느끼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