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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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런거였다니.
삶에 스며드는 사람이 있다. 함께 하는 것이 좋은 것을 넘어선, 삶의 곳곳에 짙게 스며드는 사람이 있다. 너무 익숙해서 내 삶의 일부가 되는 사람 말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부재할 때 그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표명된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고 나를 가장 사랑해주던, 관계 속에서 가장 편안하고 나다울 수 있었던 내 삶에 스며든 사람들을 너무 많이 잃어보았다. 그런 사람들은 사라질 때마다 나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 든다. 한 명, 한 명 잃을 때마다 세상에 점점 혼자 남겨지는, 이미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누군가를 잃을 때마다 더 혼자가 되는 기분이었다. 소중한 사람은 잃으면 너무 아프니까,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그때부터 자립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겼다. 내 삶을 홀로..
2021.01.28 -
여행
나는 3년 전부터 매년 심리 상담을 받았다. 나 스스로가 어떠한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로 생각 한 이후 그것을 위한 노력 중 한 가지였다. 매년 8회씩 3번째 받고 있어 우스갯소리로 프로상담러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상담 받는 거 어떤 기분이에요?”주변에 나처럼 자기탐색에 관심이 많은 분이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상담을 받는 기분을 묻는 질문은 처음 이었기에 적절한 표현을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나의 과거로 여행을 가는 기분이에요.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닌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요.”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상담사님과 함께 나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닌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말이다. 그래서 더욱 다각도로 내 감정을 인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한 번에..
2020.12.29